대통령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뉴스레터 02월호
2021년 02월 15일 발행
현장기사
획일적인 학교건축물의 변신, 공항고등학교
㈜이집건축사사무소 이현우 대표
ⓒ진효숙
 [공항고등학교 전경]

개 요
- 프로젝트명: 공항고등학교 이전신축
- 위치: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733-3
- 용도: 교육연구시설(일반계 고등학교)
- 대지면적: 13,390.0㎡
- 건축면적: 4,883.9㎡
- 연면적: 13,452.0㎡
- 규모: 지하1층, 지상4층
- 건폐율: 36.47%
- 용적률: 97.31%
-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 설계: ㈜이집건축사사무소 이현우
- 설계기간: 2016. 9. ~ 2017. 7.
- 시공기간: 2017. 12. ~ 2019. 6.
- 수상: 2019년 대한민국 공공건축상(우수상), 2019년 대한민국 우수시설학교(우수상), 2020년 녹색건축물    대상(최우수상), 2020년 서울시 건축상(최우수상), 2020년 한국건축문화대상(우수상)
ⓒ진효숙
 [운동장에서 바라본 학교 전경]

복합적 시범사업으로써의 특징적 배경
당초 김포공항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해 있던 공항고등학교는 인근 마곡지구 학생 수의 증가로 2019년 현재 위치로 이전하여 개교하게 된다. 공항고등학교는 남녀 공학의 일반 고등학교로 30학급과 3개의 특수 학급의 규모를 갖추고 있다.
'공항고등학교 이전·신축'은 여러 복합적 시범사업으로써의 특징적 배경을 갖고 있다. 첫 번째 특징적 배경은 2016년 서울시 교육청이 ‘학교 공간 혁신’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시행한 ‘디자인 중심 설계공모 확대’라고 볼 수 있다. 신축 학교로는 공항고등학교가 처음 적용되었다. 설계용역비가 5,000만 원 이상이면 ‘가격입찰’ 대신에 의무적으로 ‘설계공모 방식’으로 추진하고, 심사위원을 외부 전문가로 구성하면서 공고 단계부터 공개하여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인다는 것, 그리고 공모 참여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제출물의 간소화가 주요 내용이다. 공모에는 총 10개의 계획안이 제출되었다. 1차 심사로 5개 안이 선정되었고, PT와 질의응답을 시행하는 2차 심사를 거쳐 당선안이 선정되었다. 당시 입상작들은 대체적으로 기존 학교와는 다르게 좀 더 과감하고 모험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는 제안들이 다수 있었다. 공모가 디자인 중심 설계공모이고, 심사기준에 ‘획일적인 학교 공간의 변신’이라는 의지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그 취지가 작용했음을 알 수 있었다. 공모 발주를 준비하면서 전향적인 성향을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포용할 수 있는 심사위원으로 구성하기 위한 논의도 많았음을 전해 들었다. 이와 같이 당시에 서서히 형성되기 시작한 획일적인 학교 공간의 변신에 대한 사회적 열망과 공감대, 그리고 많은 설계사무소의 참여를 유도하는 공모 추진 과정은 학교건축에 대한 다양한 제안과 시도가 수용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고 본다. 공항고등학교가 그 첫 번째 수혜자가 되었다.
두 번째 특징적 배경은 ‘마을결합형 학교 시범사업’이다. 당시에 증축이나 리모델링으로 마을결합형 학교가 시범적으로 추진되기는 했지만, 신축설계 단계에서 마을결합형 학교로 선정되어 진행된 학교는 공항고등학교가 처음이다. 학교가 지역 공동체와 협력적 관계를 통해 ‘생활 속의 배움’이 이루어지는 열린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자는 것이 마을결합형 학교이다. 사실 공항고등학교 설계공모 지침은 ‘마을결합형 학교’에 대한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했다. 종종 공공기관 발주의 설계공모 지침은 기존 지침을 짜깁기하거나 두리뭉실하여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공항고등학교의 경우 ‘마을결합형 학교’에 대한 지침이 간결하지만 명확히 제시되었다. 설계공모 발주 전에 이미 상당 기간 동안 ‘MP’를 중심으로 자료 및 현장 조사, 설명회와 설문조사 등 방향성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가 이루어졌었고 그 노력은 고스란히 해당 지침에 반영되었다.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신축학교 사업을 추진할 때 가급적 ‘마을결합형 신축학교 신모델 조성을 위한 MP 제도’를 적용하고 있고, 선임된 MP는 공모 지침의 사전 작업부터 공모심사와 설계 시에 의견 제시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자문 및 조정자 역할을 수행한다. 공항고등학교의 경우도 선임된 MP가 이와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세 번째 특징적 배경은 교육부에서 추진한 ‘에너지자립형 학교 시범사업’이다. 당시 공항고등학교를 포함한 2개 학교가 시범학교로 선정되었다. 지금은 의무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시행되기 전인 당시에 미리 테스트 베드로 추진된 것이 ‘에너지자립형 학교 시범사업’이다. 이 시범사업에 의해 공항고등학교 신축사업에 에너지 관련 공사비를 위한 추가적인 예산이 더 지원되었다. 이것이 일반적으로 빠듯한 학교건축 예산으로는 쉽지 않은 다양한 녹색기술들이 적용된 특화된 학교가 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설계 중에도 몇 차례의 eS-school(에너지자립형 학교 시범사업) 사업보고회와 의견 교환 등으로 시범사업 추진 경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진행되었다. 또한 공항고등학교는 ‘에너지자립형 학교’의 연장선상에서 ‘제로 에너지 학교건축 시범사업’으로도 진행되었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시범사업으로서의 특징적 배경은 공항고등학교 건축계획 방향의 중요한 가이드라인과 추진 동력으로 작용하였다.
‘몰(MALL)’ 타입의 학교
건물의 배치는 땅의 형상을 따랐다. 부지가 일반적인 학교처럼 네모반듯하지 않고 ㄱ자의 형태를 가졌다. 곡선형의 건물 배치는 이와 같은 땅의 형태에서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방안이었다. 첫째는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반교실을 남향 위치에 배치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이다. ㄱ자 대지의 머리 부분은 인접 학교 건물로 가로막혀 채광과 개방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그 밖의 대지 부분에 일반교실 30학급과 운동장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대지 부분에 30학급을 모두 남향으로 배치하기에는 부지의 폭이 좁았고, 그렇다고 건물을 5층으로 올리기에는 규모가 커져서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운동장을 좌측에 놓는 Z자 형태의 교실 배치가 도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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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이집건축사사무소
 [1층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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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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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층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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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층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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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면도]

둘째는 마을결합형 학교로서의 개방성과 고등학교 면학 분위기 확보라는 다소 상충적일 수 있는 학교의 특성을 동시에 충족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흔히 학교를 ‘도심 속 외딴섬’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를 들면 마을과 학교 사이의 ‘경계’,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단절’ 현상 때문이다. 공항고등학교는 ‘마을결합형 학교’로서의 개방성과 연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학습권 보장이 중요한 고등학교의 면학 분위기 확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였다. 그래서 학습 영역과 마을결합형시설이 적절히 분리되는 이분법적 공간을 제안하였다. 인접 학교와 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는 나대지, 그리고 공동주택 등과 마주하는 정면부는 일반교실 등의 학습 영역을 배치하였고, 중·소규모의 근생시설과 주거가 있는 동·북측의 거리에 면하여 개방적 성격의 마을결합형 시설을 배치하였다. 그리고 분리된 두 공간을 다시 적절하게 연계시키는 ‘몰’(Mall) 공간을 제안하였다.
학습 영역과 마을결합형시설은 서로 각각의 영역을 가지되, 단절되지 않도록 학교의 시간대별 운영 방안에 따라 개폐가 가능한 출입문으로 적절히 차단하거나 연결될 수 있다.
발주기관에서 사업 초기부터 우려했던 부분은 과연 고등학교에서도 마을결합형 학교가 잘 작동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었다. 현재 초·중학교에서는 마을결합형 시범학교가 비교적 잘 운영되고 있고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학교가 증가하고 있지만, 면학 분위기에 민감한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일단 외부인의 방문 자체를 꺼리기 때문에 선례가 별로 없다. 실제로 설계, 공사 중이거나 이전·개교 후 마을결합형시설의 개방성 정도에 대한 학교나 학부모, 교육청, 설계자 등의 온도차가 각기 다름을 확인할 수 있었고, 몇 가지 마을결합형시설의 개방성을 위한 장치는 축소되었다. 앞으로 사회적 신뢰가 좀 더 쌓이고, 좀 더 세밀한 운영과 협력 시스템 구축, 그리고 지속적인 인적 및 물적 지원이 이루어지면 지금 구축된 공간 구조는 준비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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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실 외부 데크]

커뮤니티와 자연광 풍부한 아트리움
아트리움은 소통과 교류를 위한 공간이다. 점차 확대되는 교과교실제의 특징은 학생들이 홈베이스를 중심으로 계속 이동하면서 수업을 받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생활에서 학생들 간 또는 교사와 학생 간의 커뮤니티의 비중과 중요성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아트리움과 학교 내 모든 시설을 아우르는 다방향의 입체적인 동선은 학생들 간의 다양하고 우연한 만남을 촉진한다. 학생들은 마치 몰링(maling)을 하듯이 교과별 이동 수업을 받으러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서로 마주치기도 하고 개방적인 아트리움 건너편의 복도나 위아래 층에 있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교감의 기회를 가지게 된다.
또한 아트리움은 마치 외부에 위치한 듯한 느낌을 주는 개방성을 갖고 있다. 교실 밖의 모든 공용 공간은 아트리움으로 열려져 있으며, 외부의 점토벽돌 마감은 내부로도 연장된다. 태양일사각을 고려해서 사선으로 비스듬히 설치된 아트리움 천창의 루버를 통해 적절하게 조율되면서도 풍부하게 유입되는 자연광은 사계절과 하늘의 풍경을 내부로 끌어와 학업에 지친 학생들의 숨통을 시원하게 틔워 준다. 아트리움은 일반적이지 않은 부정형의 학교 부지를 따라서 길게 배치되고, 이 아트리움을 가로지르거나 오르내리는 복도는 부지 끝단에 위치한 다목적강당과 식당까지 끊어짐 없이 순환 동선을 이룬다.
아트리움 공간은 기본적으로 다목적 공간으로 교직원과 학생들에 의해 창의적으로 해석되고 이용되기를 의도했다. 학교 이전·개교식 때 위층 복도와 브릿지(bridge) 등에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쭉 둘러앉아 아트리움 1층에서 기악반이 연주하는 음악을 감상하기도 했고, 동아리반이 드론을 띄우기도 했으며, ‘그린스마트 학교’ 등의 정책 발표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트리움이 가지는 가장 큰 가치는 앞서 기술한 기능성이나 효율성과 같은 정량적인 목적보다 하늘이 보이고 자연광이 가득한 밝고 개방적인 아트리움의 분위기를 통해서 학생들의 마음에 불러일으키는 긍정적인 기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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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리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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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리움 1층 공용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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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리움 3층 공용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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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리움 4층 공용 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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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광이 유입되는 아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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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리움 천창 루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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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리움 천창]
마을 풍경과의 조화
외관 계획은 각 방향에 면한 인근 지역의 성격을 고려하였다. 아파트, 학교 등과 면해 있는 남·서측면은 절제되고 차분한 도시적 스케일의 매스로 계획하여 면학 분위기가 중요한 고등학교로서의 이미지를 부여하였다. 실제로 공사 중에 인근 주민들은 본 건축물을 도서관이나 연구실로 생각한 경우가 많았다. 반면에 중·저층의 주택이나 근생건물과 면해 있는 북동측면은 인접 건물의 규모와 비슷한 크기로 매스를 분절하여 마을 풍경과 이질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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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측면 전경]

다양한 녹색기술 적용
아트리움에는 다양한 패시브 및 액티브 녹색기술이 적용되었다. 패시브 기술은 천창을 이용한 조명 에너지 절감, 직달 일사 차단과 균질한 빛 환경을 위해 천창 외부에 비스듬히 설치된 알루미늄 루버, 그 밖에 당시 기준으로 의무 열관류율보다 33% 높은 단열 성능 등이 있다. 액티브 기술은 지열을 이용한 아트리움 바닥 복사 냉난방, 아트리움 온도 조절과 환기를 위한 공조 설비, 그리고 390k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 등이 있다. 특히, 입면에 설치된 G to G 타입의 태양광발전시스템(BIPV)은 지역 사회와 학생들의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고취하기를 위한 것이다. 또한 아트리움의 상승 기류가 복도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트리움과 복도 인접 경계에 라인 디퓨저를 설치하였고, 아트리움 최상단 천창에는 상부에 밀집된 높은 온도의 공기를 신속히 배출하기 위한 배기 덕트가 설치되어 있다. 이와 같은 녹색기술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하게 될 ‘에너지자립형 학교’의 중요한 규준(criteria)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와 같이 공항고등학교가 에너지자립형 학교로 특화될 수 있었던 계기에는 ‘에너지자립형 학교 시범사업’을 공항고등학교에 유치하고 구현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노력한 담당 주무관의 공이 크다. 다양한 액티브 녹색기술을 검토하고 적극적으로 적용하려는 태도가 공항고등학교 건축물의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과거 또는 지금까지도 흔히들 연상하는 소위 공무원의 모습에서의 탈피가 가져오는 결과에 대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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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측면 주출입구]

학교설계의 다양한 절차와 과정
모든 공공건축물이 그러하듯이 학교건축에도 관련된 사람이나 절차가 정말 많다. 우리가 설계공모로 설계를 시작하기 한참 이전부터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관여되어 왔었다. 설계 초기에는 교직원, 학부모, 동문회 등이 참석한 여러 차례의 설계 설명회에서 의견을 교환하고, 이후에도 교직원이나 관계자와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하여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하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설계공모 발주 전 MP가 취합한 ‘공항고등학교 신축학교를 위한 제언들’이라는 제목으로 공항고등학교 교직원들이 신축하는 학교건축물에 대한 요구 사항을 빽빽하게 적어 놓은 24쪽 분량의 리포트 형식의 의견 모음집이었다. 상당히 구체적인 기술적 의견도 있었고, 반면에 이전 신축학교에 대한 기대와 염원을 절절히 담은 글도 있었다.
설계는 결국 학교 신축이라는 거대한 사업의 한 과정이므로 그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공간 구축의 물리적 결과물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그래서 다양한 의견을 가진 이와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진행하여 계획안을 다듬어 나가는 것은 중요하면서도 당연한 절차이다. 더불어 지속적인 피드백에도 세밀한 조율이 필요하다. 만일 세밀한 조율을 자칫 소홀히 하는 경우에는 종종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건축설계는 그 규모가 크든 작든 각 설계 단계에 맞는 요구 사항을 수렴하고 검토 및 협의 후 결정해야 할 시점이 있다. 이는 설계가 계획설계, 기본설계, 실시설계의 프로세스로 구분되는 이유이다. 준공 시기는 정해져 있고 공사 예산은 항상 빠듯하지만, 계획안에 대한 의견을 내는 이는 대부분 비전문가이거나 사업 공정 단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기 때문에 계획설계의 초기 단계에나 적용될 수 있는 사항을 공사 중임에도 끊임없이 요구한다. 또한 교직원의 잦은 정례 인사이동은 이전에 제시된 의견과 해결 방안을 무용지물로 만들기도 한다. 보통 학교 신축의 경우 1년 정도의 설계기간과 1년 6개월 이상의 공사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준공되기 전에 다른 교직원이 부임해 오게 되는데 학교 공간에 대한 의견은 동일할 수 없다. 그래서 특히 공정이 긴 신축학교에서는 그 프로젝트에 가장 오랜 기간 집중할 수 있는 설계자가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설계의도구현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기획 단계부터 준공까지 전체 사업을 관장하는 MP 제도를 도입하거나, 아니면 어떤 변수가 발생해도 일관성 있게 대응 가능한 시스템과 매뉴얼을 확립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일반 설계공모를 통해 계획안을 먼저 결정한 후 의견 수렴 등으로 다듬어 나가는 방식보다, 계획안이 정해지지 않은 초기 단계부터 교직원, 학생, 학부모 등이 다 같이 참여해서 계획안을 만들어 나가는 사용자참여설계를 위한 발주 방식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거나 점차 확대 실행되고 있다. ‘학교 공간 혁신’을 위한 사용자참여설계의 관건은 변화에 대한 사용자의 태도와 의지에 달려 있다. 항상 그렇듯 모든 것을 충족하는 만능열쇠와 같은 정답은 없기 때문에 각 사업별 특징과 여건, 사용자 의지 등에 따라 설계 발주 방식의 장·단점과 적용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획일적인 학교건축물의 변화
과거 표준설계도면을 기준으로 삼아 학교를 건축하던 ‘학교건축물의 획일성’의 시대에서 벗어나려는 사회 저변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근래 들어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회 각계각층의 교육 관련 전문가나 정책 입안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학교건축물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화되고 있고 관심도 많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와 관심 및 다양한 노력으로 인해 이미 여러 가지 결과물이 나오고 있고, 앞으로 그 변화의 속도는 점점 가속화될 것이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여기서 공항고등학교의 사례가 이와 같은 ‘획일적인 학교건축물의 변신’의 분위기에 일조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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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측면 전경]